얼마전 학생들에게 시간 참 빠르다면서 '옛날얘기 하나 해줄까?' 하니, 해달란다. 초등학교 시절 전교생이 깡통하나 들고 산에 올라 송충이 잡던 얘기였다. 깡통을 채우지 못하면, 꽤나 심란한 하루가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학생들은 정말이냐고 호들갑이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요새 송충이 본지 오래다.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흔하던 동네 어귀의 쌀집들도 없어졌고, 쌀집만큼이나 많던 사진현상소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