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지방공무원사회에 '빠꼼이'라는 재미있는 은어(隱語)가 있다. 어느 한 분야의 업무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별명이다. 공무원이 되고나서 줄곧 지방문화재 업무만 취급해온 '문화재 빠꼼이'가 있는가 하면, 운수업무만 다뤄온 '운수 빠꼼이', 지방세 전공의 '지방세 빠꼼이'도 있다. 이 빠꼼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각종 쟁송에서 일류 변호사들과 맞붙어도 전혀 밀릴 것이 없는 사람이 많다. 말하자면 '전문행정가'인 셈인데, 이들의 공통적인 흠이라면 공무원 생활의 대부분을 한 분야에서만 근무한 탓에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친 여타 공무원들에 비해 융통성이 적고, 자신의 일 이외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