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라는 단어가 한국에 소개된 것이 30년 정도 되었다. 사람들은 이 단어에 대해 퍽 익숙하다. 그러나 다 제각각의 입장에서 익숙할 뿐이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의 것이 아니면 다 슬로푸드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고, 천천히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장 큰 오용은 모든 한국음식은 슬로푸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오용이 하도 심하여 슬로푸드라는 단어를 한국에서는 용도폐기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외국에서는 슬로푸드라는 단어의 사용이 꾸준하여 우리만 이를 버릴 것도 아니다.
슬로푸드라는 단어는 사회경제적, 혹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용어이다. 운동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무엇을 반대하고 무엇을 지향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반대의 대상은 세계화이고, 지향점은 지역적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