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 이후 충청권이 연일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위헌 결정 파문의 최대 피해자는 신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공주 지역의 주민들이다. 그들의 상실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정부의 방침만을 철썩 같이 믿었던 이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등져야 하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인근에 대토용 담보대출까지 받았지만 이것마저 위헌 후폭풍으로 제값을 못해 파산지경에 빠졌다. 연기군민들이 꽃상여와 트랙터를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이면서 절규하는 모습은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1939년 발간)를 연상케 한다.